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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ealing & Peeling 상담이야기

명함도 못 내밀어

by Peeling 2023. 4. 28.
 

명함이 나왔다. 

처음 명함을 상대에게 건낼 때 왜이리 현실감이 없는지

내 명함인데 자꾸 손에서 미끄러 진다. 

한장 한장 잘 뽑히지도 않아 뭉탱이로 건낸다.

아~ 옆 사람에게 전해주라고?

센스쟁이들은 어디에나 있다.

그래요 손이 발이예요.

명함에 찍인 글자들이 왠지 낮부끄럽다.

명함을 건냈으니 책임져야지......?

악~ 괜한짓 했다.

명함따위 없어도 되는데.

이게 아닌데. 

명함이 나의 뒷 머리를 잡는다.

나는 이제 이 명함의 노예다.

자유인이던 내가 노예의 삶에 스스로 발을 들여 놓았다.

자업자득, 자업자득, 자업자득득득 득?

무엇인가 얻으려면 먼저 내 놓아야지.

나는 이제 명함이 된다.

나를 팔아 명함을 샀으니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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